새 브라우저로 바꿀 시간

이번 5월에 Firefox에서 크롬으로 브라우저를 바꾸게 됐는데, 이유는 Mozilla 팀이 제가 제출한 (쓸모없는) 브라우저 확장 플러그인을 스토어에서 내려버렸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른 이유도 많았죠. 지난 몇 년간, Firefox 개발자들이 선택한 디자인 결정에 꽤 짜증이 났었는데, 예를 들자면 WebUSB와 같은 최신 웹 표준을 지원하지 않는데 제공한 임의적인 이유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물론 Mozilla가 Firefox를 개인정보 보호에 중점을 둔 브라우저로 홍보하면서, 한편으로는 광고 추적 API와 같은 쓰레기를 만들어두는게 도움이 되진 않겠죠. 게다가 이런 멍청한 아이디어들을 낸 게 한두번이 아닌데, 예전에 무슨 재미도 없는 이스터 에그를 심어두다가 발각된 적도 있습니다. (마케팅 팀은 도대체 무슨 마약을 하고 있었을까요?)

그래서 바꾸고 나선 삶에 평온을 되찾았습니다. 약 2개월 동안요. 그러다가 크롬 설정에 이런 게 나와버렸습니다:

크롬의 확장 플러그인 설정 페이지입니다. “이 확장 플러그인은 더 이상 지원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래 uBlock Origin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또 브라우저를 바꿀 시간이 왔군요.

필요한 기능들

WebUSB / 다른 최신 웹 API들

이게 아마도 충족하기 가장 어려운 조건 같아 시도조차 하지 않겠습니다. 현재로선 WebUSB를 제공하는 브라우저는 크로미움과 파생 브라우저들 뿐이거든요.

다행스럽게도, 현재 이런 API들을 사용하는 사이트들은 (아직까진) 그렇게 많지 않기에, 이런 API를 필요로 하는 기기들을 사용할 때에만 쓸 크로미윰을 설치해 두면 되죠.

다시 (Mozilla 개발자분들께) 말하자면, 이게 순정으로 지원되고 제가 아두이노 보드를 플래싱하는데 Mozilla 주장대로 “사생활을 침해하는” 브라우저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면 더 좋겠죠. 아쉽게도, Mozilla 스펙 입장 페이지에 WebUSB에 관한 입장은 기능을 추가하지 않는 쪽으로 쏠려 있습니다:

(…) 많은 USB 기기가 USB 프로토콜을 통한 잠재적으로 악의적인 상호작용을 처리하도록 설계되지 않았고, 이러한 기기가 연결된 컴퓨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USB 기기를 웹에 노출시키는 데 따른 보안 위험이 너무 광범위하여 사용자를 노출시키거나 최종 사용자에게 의미 있는 정보 제공 동의를 얻기 위해 적절하게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이트에서 USB 기기 ID나 USB 기기에 저장된 데이터를 추적 식별자로 사용할 수 있는 위험도 있습니다.

(위는 페이지 안 문단을 구글 번역기를 사용하여 번역한 부분입니다.)

그럼 그냥 이 기능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아는 사람들을 위해 기능 플래그 뒤에 숨기고 about:config 안에 넣어버리면 되죠. 어쩌피 그곳에 넣은 설정값만 해도 많잖아요. 하나 더 추가하면 누가 뭐라 하나요?

만약 WebUSB/WebBluetooth/등의 권한 요청창이 위협적인 노란색/빨간색으로 색칠된 경고 삼각형에, “이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기능입니다"라고 적혀있었다면 개인적으로 거의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거부"를 누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동기화

크롬의 동기화 기능은 엄청 좋습니다. 기기 간 동기화되지 않은 기록을 본 적이 개인적으로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를 Firefox의 동기화 기능과 비교하면, Mozilla가 개발한 게 그렇게 좋지 않음이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동기화 문제가 하도 많아서 미칠 지경입니다. 다른 기기로 탭 보내기 기능은 어설프고 가끔씩 아예 실패할 때도 있죠.

하지만 이 기능은 포기할 수 없는데, 하던 일을 바로 다른 기기에서 이어하는 것을 엄청 중요시하기 때문입니다. 노트북에서 긴 글을 연 다음, 지하철 안에서 휴대폰으로 똑같은 글을 읽는게 기능이 없다면 URL을 복사해야 하는 골치아픈 절차로 바뀌거든요.

휴대폰을 얘기해서 말인데요…

휴대폰 어플

몇 달전에 안드로이드로 변경하려다 문제가 생겨서 지금은 다시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데, 때문에 모든 브라우저가 그냥 WebKit에 번지르르한 껍데기를 씌운것에 불과하죠. (먄약 유럽 연합에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거기에서만 기본 인권을 보장받나 봅니다.)

여기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는데, 크롬은 WebKit을 사용하여 최선을 다하지만, Firefox의 iOS 어플은 꽤 버그투성이입니다. 개발자들의 탓은 아니겠지만, 몇 년전에 제가 제보한 버그 리포트들이 아직도 안 고쳐지고 남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버그나, 이 버그, 그리고 이 버그요. 그리고 제가 제보하진 않았지만 경험했던 버그들도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제가 눈여겨보던 Firefox 파생본인 LibreWolf는 휴대폰 어플이 아예 없고, 공식 위키에도 당장은 앱을 만들 계획이 없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전 동기화 기능과 더불어 이 제약은 큰 개발자 팀이 지원하지 않는 많은 브라우져들을 적어도 저의 선택지에서 현재로선 제외시켜버립니다.

uBlock Origin

또 필요한 기능으론 uBlock Origin이 꼭 필요한데, 이 요구사항이 거의 모든 크로미윰 기반의 브라우저들을 바로 제외시킵니다. (아니면 왜 크롬에서 브라우저를 바꾸겠어요?)

Brave란 크로미움 기반 브라우저는 구글이 없애버릴 Manifest V2를 유지시키겠다고 발표했는데, Brave CEO의 트윗(아니면 엑싯인지 요즘에 뭐라고 하던지)에 의하면 구글이 크로미윰에서 관련 코드를 삭제하지 않는 것을 바탕으로 한 공지라고 합니다. 개발진은 기업 사용자들 때문에 구글이 삭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만약 구글이 나중에라도 없앤다면 다시끔 브라우저를 바꾸고 싶은 마음은 없거든요.

바꿀 브라우저는…

그래서 현재로선, 마지못해 Firefox로 돌아가고, 추후에 더 좋은 브라우저가 나오거나 Mozilla가 결국 죽일때까진 계속 사용할 것 같습니다.

비선형 편집 시스템마냥 좋은 브라우저는 찾기 힘든 것 같습니다.

비슷한 게시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