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S 프리미엄으로 한국에서 미국까지 택배 보낸 후기
최근에 한국에서 미국 인디애나주까지 휴대폰을 택배로 받아야 했습니다. 전반적인 계획은 온라인에서 폰을 주문한 다음, 한국에 있는 집으로 배송받은 다음에, 가족분이 우체국을 통해 여기까지 보내는 거였죠. 글로만 적어보면 꽤 간단해 보입니다.
일단, 한국 우체국(EMS)에선 배터리가 들어간 제품을 일절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휴대폰을 발송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검색해보니 다른 방안은 DHL이나 페덱스같이 더욱 비싼 서비스를 사용하거나, EMS 프리미엄을 쓰는 거였습니다. UPS Korea에서 우체국 사업부랑 협업하여 제공하는 것 같은데, 가격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EMS 프리미엄으로 휴대폰을 보내려면 작성해야 되는 서류가 몇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휴대폰의 IMEI값, 모델명, 그리고 일련번호의 기입을 요구했습니다. 또 다른 서류에서는 휴대폰에 대한 파손 면책에 동의하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만약 택배 자체가 배송 중 분실되면 보상받는 보험은 가입이 별도로 가능했습니다.)
기본 배송비로 54,000원이 나왔는데, 분실 보험을 들어서 10,000원이 별도로 추가됐습니다.
택배 접수부터 도착까지 현지 시각으로 작성된 타임라인입니다:
- 2024-09-11 10:31 - 우체국에 택배 접수
- 2024-09-11 13:22 - 우체국에서 택배 출발
- 2024-09-11 14:36 - 동서울우편집중국에 도착
- 2024-09-11 15:31 - 우편집중국에서 출발
- 2024-09-11 19:59 - 국제우편물류센터에 도착
- 2024-09-11 23:21 - 운송업체 (UPS) 인계
무슨 이유에서인지, 인계된 이후 변동사항이 더 이상 올라오지 않았는데, 괜히 걱정만 했습니다. EMS 프리미엄이 쓰는 배송 코드에서 UPS 코드로 전환이 되면, 새로운 코드로 배송 진행사항이 올라옵니다.
이렇게 전환되는데 약 이틀이 걸렸는데, 이 기간동안 아무런 연락이 없는게 초조하긴 하지만 참을 수 없는 건 아닙니다. (아마도요.) 새로운 추적 코드로 전환되면 EMS 프리미엄 사이트에 추적 코드를 기입하면 자동으로 새 추적 코드와 함께 UPS 사이트로 전달해줍니다:
- 2024-09-13 12:19 - UPS에 라벨 생성
- 2024-09-13 13:54 - 인천에 있는 UPS 센터에 택배 도착
- 2024-09-13 13:59 - 센터에서 출발
- 2024-09-13 14:04 - 인천에 다른 UPS 센터에 도착
- 2024-09-13 15:06 - 세관 통과 대기
대기하는 것도 꽤 길었는데, 금요일날 대기가 찍혀서 혹시나 월요일에 시작하는 추석 연휴랑 겹쳐 지연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UPS나 인천 세관이 주말이나 휴일에는 운영을 안하는 줄 알았는데, 다시 업데이트가 오는 걸 봐서 아마도 하는 것 같습니다:
- 2024-09-15 01:30 - 센터에서 출발
- 2024-09-15 05:52 - 세관 통과 완료, 배송 중
이 시점으로 아마도 택배가 항공편에 실렸을 것으로 예상하고 한번 출국하는 항공편을 조회해봤습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모든 UPS 택배는 앵커리지(Anchorage)에 있는 UPS 시설을 경유해서 가는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화물 항공편들은 추적이 꽤 어려운데, 추적하는 사이트들이 전부 스케줄과 위치 데이터가 다르게 표시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Flightrader24에서 5X6099편을 찾았는데, 추적 페이지에 나온 시간이랑 대조해봤을때 오전 1:30에 출발한 게 맞았기 때문에 아마도 이 항공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예상대로 항공편은 오후 3:35 앵커리지에 도착했고, 업데이트가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 2024-09-14 15:52 - 앵커리지에 UPS 시설에 도착
- 2024-09-14 17:51 - 시설에서 출발
이번에는 켄터키주(Kentucky)의 시간대로 변경이 됐습니다:
- 2024-09-15 04:13 - 켄터키 UPS 시설에 도착
- 2024-09-15 10:29 - 시설에서 수입 신고
- 2024-09-15 14:43 - 시설에서 출발
- 2024-09-15 17:10 - 인디애나주 UPS 시설에 도착
- 2024-09-16 07:17 - 현지 우체국에서 처리 시작
- 2024-09-16 08:54 - 배송 출발
- 2024-09-16 12:42 - 배송 완료
정리하면 택배가 한국에서 미국까지 오는데 총 6일 걸렸습니다. 상자가 조금 찌그러져 있었지만, 안에 있는 내용물은 무사했고, 같이 포함했던 강화유리조차 깨져있지 않았습니다.
단점으로 꼽자면 위에 나와있듯이 내용물 파손은 보장이 되질 않고, 택배가 크기가 클수록, 그리고 무게가 더 많이 나갈수록 가격에 기하급수적으로 많이 든다는 점입니다. 리튬 배터리가 들어있지 않아 EMS 프리미엄을 쓰지 않더라도, 캘리퍼와 같은 도구와 한국 과자가 든 상자 하나를 보내는데 거의 10만원이나 예상 금액이 나와 보내지 않았죠.
물론, 왕복 비행값보단 훨씬 저렴하죠. 만약 본인이나 지인이 예정된 항공편이 없다면, 아마도 터질 수 있는 제품들을 지구 반대편으로 보내는 데 존재하는 유일한 방안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