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할 수 없는 장소에서 기기 충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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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장소에서 종종 볼 수 있는 USB 포트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예를 들어, 공항 의자 옆에 달려 있는 USB 포트나, 음식점 또는 커피샵의 테이블에 내장되어 있는 USB 포트 말입니다.

이렇게 신뢰할 수 없는 USB 포트에 기기를 연결하는 것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이런 플러그가 전원만을 공급하는지, 아니면 기기에서 정보를 탈취할 목적으로 회로가 내장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없기에, 이 문제를 해외 언론에서 “juice jacking”이란 이름으로 경고했습니다. 이 문제 때문에 몇몇 분들은 USB 콘돔이란 장치를 구매해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 장치는 데이터 핀의 연결을 끊어두기 때문에 정보를 탈취할 수 없게 제작되어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게 꽤 괜찮은 기기로 생각하고 나중에 (코로나 방역조치가 완화되면) 나가서 돌아다닐 때를 대비해 구매할까 생각하다가, 사용성을 고려하면서 몇 가지 문제점을 발견했습니다. 왜 이런 장치들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지를 다음 2가지 이유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데이터 핀 없이도 악의적인 플러그를 제작할 수 있음

위의 보호 장치로도 이 USB 플러그들이 기기를 손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는데, 바로 USB 포트의 전원 핀을 통해 과도한 전압을 보내는 것입니다. 원리는 USB 킬러 장치와 비슷합니다.

휴대폰들은 특정 전압을 받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예를 들면 5V나 (가장 흔함) 9V (고속 충전) 등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기기가 받을 수 있는 전압보다 더 많은 전압을 주입하면 기기를 죽이거나 충전 회로를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전압은 전원 핀으로 보내기에, USB 콘돔을 연결해도 별 소용이 없는데, 왜냐하면 USB 콘돔을 데이터 핀만 연결 해제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까운 커피샵의 플러그가 이렇게 악의적으로 제작되었을 확률은 매우 낮지만, 이 글은 신뢰할 수 없는 아무런 장소에서 충전하는 것을 다루고 있기에 누군가 이렇게 극으로 악의적인 충전기를 설치했다는 가능성을 포함해서 작성되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USB 콘돔이 서술했듯이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2. 고속 충전이 비활성화됨

최근 기기는 데이터 핀에 정보를 주고받으며 고속 충전을 구현합니다. 제대로 기억한다면 애플 기기들은 데이터 핀 사이에 저항을 둔 다음 기기에서 저항값을 읽어 얼마만큼의 전류를 출력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안드로이드 기기들은 여러 가지 프로토콜을 사용해서 (예를 들어, 퀄콤의 퀵차지 기술) 고속 충전을 구현하는데, 이 블로그 글이 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여기서는 더 자세히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모두 공통적으로 USB 포트의 데이터 핀을 사용하는데, USB 콘돔은 이 데이터 핀을 끊어두기에 기기들이 저속으로 충전하게 됩니다.

해결책은?

들고 온 USB 충전기를 사용하거나, 작은 보조배터리를 조절하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일반 전원플러그는 당연히 정보를 탈취할 수 없고, 전압을 과도하게 높게 보내도 죽는 건 폰이 아니라 USB 충전기 뿐입니다. (물론, 여기에선 USB 충전기가 인지도 있는 회사에서 퓨즈와 같은 안전 장치를 다 갖추고 있다는 것을 조건으로 합니다!) 고장난 폰을 교체하는 것보다 고장난 USB 충전기 하나만을 교체하는 것이 당연히 더 저렴합니다.

만약 USB 충전기를 구매하고 싶지 않거나, USB 포트만을 제공하는 환경에 있다면, 보조배터리를 중개 용도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보조배터리를 신뢰할 수 없는 충전기에서 충전한 다음, 폰을 보조배터리를 사용해 충전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보조배터리는 전원과 기기 사이의 조절 역활만 하기 때문에 그렇게 큰 용량을 가진 무거운 보조배터리를 구매할 필요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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